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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가득한 삶의 향기를 느껴보자

청도 운문사 솔바람길에서

기사입력 2022-05-19 오후 4:43:4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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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향 가득한 삶의 향기를 느껴보자

청도 운문사 솔바람길에서

청도의 사계 중 특히 봄은 벚꽃과 복사꽃 그리고 연한 감잎의 향연이다. 2022년 봄날, 호거산 자락 청정도량 운문사가 있는 솔바람길을 따라 걸어보자.

 

 

길게 이어지는 솔숲길은 노송들이 시원하게 뻗어 올라 그야말로 소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쉼 없이 노래하는 운문천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이곳에서는 그저 쉬어도 좋을 것 같다.

 

운문사 솔바람길은 공존의 길이다. 사람과 차가 다니는 길이 따로 있어 서로 방해받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좋은 본보기가 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쭉쭉 뻗은 소나무는 그대로도 좋고, 굽고 틀어진 소나무는 우리의 인생살이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짠하지만 더 애정이 간다. 모두가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고만 하는 이 세태를 비웃기라도 하듯 땅으로 향하는 소나무 가지는 겸손함이라는 또 다른 깨우침을 준다.

 

운문사 솔바람길은 햇볕이 강한 날에도 소나무가 그늘막이 되어 시원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폭신폭신한 흙길을 걷다보면, 운문사에 도착한다. 운문(雲門)은 말 그대로 구름 대문을 활짝 열고 안개가 짙게 내려앉을 때 보는 모습이 더욱 환상적이다. 특히 운문사에 가면 500살이 넘은 처진 소나무가 우리를 반긴다. 매년 삼월삼짇날이면 막걸리 공양이 있다고 한다. 소나무 그늘 아래 앉아 정겨운 사람들과 막걸리 한잔하고 싶다는 생각에 꼴깍 침이 넘어간다.

 

 


운문사 노송들은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밑동이 대검에 찍히고 도끼로 파인 듯한 큰 상처나 흠집을 갖고 있다. 일제 말기 대동아 전쟁 때 송진을 공출하기 위해 받아 낸 자국이라고 한다. 이러한 아픔을 딛고도 당당하게 사철 푸르른 모습은 우리 민족을 닮았다.

 

운문사 만세루 마루에 앉아 저마다의 모습으로 솔향을 품어내는 소나무를 보며, 잠시 쉬어보자. 만세루에 앉아서 산과 소나무를 바라보며, 지나 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또 새로운 힘을 얻어가자.

 

에디터 : 장정인

사진 : 이상욱/김윤탁

 

김대중 기자 (korea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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