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독자기고

우리 집에 불이 났어요! 어떻게 할까요?

서울특별시 강서소방서 재난관리과 남성현 과장 기고

기사입력 2015-11-26 오후 7:37:33 입력
페이스북 트위터

우리 집에 불이 났어요! 어떻게 할까요?

서울특별시 강서소방서 재난관리과 남성현 과장 기고

 

 

 

▲ 강서소방서 남성현 과장

 

 

만약 아무 일 없던 우리 집에서 갑자기 불이 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누구든지 일상생활 중에 당황스러운 일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누구도 이 돌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비상시를 대비하는 습관이 우리에게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집안에서 난 불에 이렇게 쉽게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하고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매일 자신이 생활하는 아파트의 경우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으므로 쉽게 대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막상 당하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요즘 새로 짓는 주택이나 아파트의 경우 고급 비닐 벽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열에 매우 취약하고, 타면서 유독성 가스를 많이 발생시킨다. 일반 비닐을 태워 보면 시꺼먼 연기가 많이 난다. 비닐 벽지 또한 이와 마찬가지라고 보면 된다.

 

이뿐만 아니라 실내 장식물도 나뭇결 무늬를 접착제로 붙인 목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불에 매우 잘 타고 유독성 가스도 많이 발생시킨다. 집안의 내부는 가연성 물질의 집합소라고 생각하면 된다. 주택의 경우 실내 장식물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실내에서 불기운이 돌기 시작하면 목조 주택의 경우 5~6분 사이에 최성기(불기운이 최고 센 상태)에 이르며, 이때 실내 온도는 800~900정도가 된다. 연기에 그리고 이 정도의 열기에 남아 있을 것은 없다. 역으로 생각하면 5분 이내에 불을 꺼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화재 시 연기 성분은 인체에 치명적인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시안화수소, 염화수소 등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일산화탄소의 경우 0.5%의 농도에서 수 분 내에 사망하게 되고, 시안화수소의 경우 일명 청산가스라고도 하며 가슴을 조이는 듯한 통증과 함께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된다. 특히 염화수소의 경우 비닐 벽지가 타면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농도에서 노출되면 폐부종을 초래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다.

 

독성연기 때문에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몇 번의 호흡으로 정신을 잃거나, 질식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치명상을 입게 된다. 불이 나면 전기가 차단된다. 집안은 온통 암흑에다 열기와 연기 때문에 행동은 극히 제한된다. 그리고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 정상적인 판단과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행동한다. 대부분 화재현장에서 발견되는 시신들은 바닥으로 엎드려 있다. 질식 직전까지 무의식적으로 열과 연기를 피해 바닥을 향해 엎드리는 것은 생존본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극도의 공포감 속에서도 정상적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평소에 반복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스스로 능력을 길러야 한다.

 

만약 나에게 화재 상황이 닥쳤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이다. 우선 열과 연기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두꺼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재빨리 출구를 향해 탈출해야 한다. 이불에다 물을 묻히면 더 좋지만 다급한 경우라면 그냥 사용해도 좋다. 주택의 경우 출구만 찾으면 안전지대의 외부로 통하기 때문이다.

 

소화기 사용은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주변에 소화기가 있다면 소화기를 이용해서 신속하게 불을 끄는 게 큰불로 번지는 것을 막는 지름길이다. 화재 초기 소화기 한 대는 소방차 한 대에 맞먹는 위력을 발휘한다. 물론 당황하면 소화기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소화기를 발견했더라도 쉽게 사용할 수 없다. 급한 마음에 소화기의 손잡이만 꽉 누르고 있으면 안전핀은 뽑히지 않는다. 손잡이 아랫부분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안전핀을 뽑아야 한다. 그러고 나서 불을 향해 힘껏 누르면 된다.

 

모든 불은 처음에는 아주 작게, 그리고 아주 사소한 이유로 발생한다. 그러나 이 작은 불도 방치하게 되면 위와 같이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보통 자정 이후에 신고된 불은 큰불로 번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화재의 원인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2005년도 서울시 화재분석 통계에 의하면 전기로 인한 화재가 30.8%, 방화 10.3%, 담배가 10.2% 순이었다.

 

전기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콘센트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하나의 콘센트에 여러 가지 전열 기구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그리고 노후 전선은 미리 교체하는 게 좋다.

 

화재뿐만 아니라 기타 안전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자신의 생활 주변에 불안정하게 보이는 것은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뭔가 불안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냥 지나쳤던 것이 결국은 크든 작든 사고로 이어졌던 경험이 누구든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듯 작은 불안정한 사항도 간과하지 말고 생활 가운데 안전을 실천하여 모든 국민이 사고 없는 안전사회에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서울특별시 강서소방서 재난관리과장 남성현

최근기사

네티즌 의견28
내용은 200자 이내로 적어야합니다. 기사와 무관한 글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
(스팸방지코드  )
의견
쓰기

최근 가장 많이 본 기사인물

  1. 신낙형
  2. 문진국
  3. 백운기
  4. 송훈
  5. 고성주
  6. 김윤탁
  7. 류 자
  8. 노현송
  9. 한정애
  10. 신창욱
  11. 김병로
  12. 장청기
  13. 김광수
  14. 박국인
  15. 권오륜
  16. 김성태
  17. 강미영(1)
  18. 소재진
  19. 강선영
  20. 김용호
  21. 조용구
  22. 전은령
  23. 김성미
  24. 이종수
  25. 박일
  26. 조만환
  27. 김응권
  28. 이철희
  29. 류민지
  30. 남상일
최근 가장 많이 본 기사인물은 독자들이 기사인물에 대한
클릭수(읽기)가 실시간으로 적용된 것입니다.

최근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