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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달걀을 부탁해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 검출

기사입력 2017-08-29 오전 9:47: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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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달걀을 부탁해
 



살충제 계란 사건 이후,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계란 구매에 앞서 `합격판정`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뉴시스

살충제 계란 사건 이후,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계란 구매에 앞서 `합격판정`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함께 서울 착한 경제 (80) 독성물질과 위험천만 원전, 우리의 대책은?

 

 

전문칼럼 ‘함께서울’을 통해 이익보다는 사람이 우선이 되는 대안 경제를 꾸준히 소개해 온 이현정 시민기자가 최근 발생한 ‘살충제 달걀’ 사건을 분석한 원고를 보내왔습니다. 칼럼은 살충제 검출 뿐 아니라 사건 발생 이후 관련 부처 대응과 근본적인 시스템 문제를 시민들이 직시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지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균형을 잃은 사회구조를 바로잡는 힘일 것입니다.

 

달걀에서 살충제 성분 검출, 가습기 살균제 성분 헤어스프레이 피해자 발생, 철판 벽 부실에 이어 이물질까지 발견된 위험천만 원전, 지난 한 주 우리를 불안에 떨게 했던 뉴스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국민 개개인이 살충제 달걀인지,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깐깐하게 골라 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일까? 국민의 불신과 불안을 키운 이들 문제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달걀에서 맹독성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난 21일 전국 1,239곳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 결과, 52곳의 농장에서 피프로닐(8곳), 비펜트린(37곳), 플루페녹수론(5곳),에톡사졸(1곳), 피리다벤(1곳)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피프로닐은 두통, 현기증 등이 나타나고 과다 섭취할 경우 감각 이상 및 장기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비펜트린은 피프로닐보다는 독성이 약하긴 해도, 미국 환경보호청에 의해 발암 물질로 분류된다.

 

최근 햄버거병, 식중독균 족발과 편육, 이물질 소주에 이어, 살충제 달걀 사태까지 터지며 ‘대체 안심하고 먹을 게 뭐가 있냐?’며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어디 먹거리뿐인가?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의 최대 395배나 검출된 뽑기 인형, 10~14배가 넘는 카드뮴이 검출된 중국산 튜브,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와 수소이온농도가 초과 검출된 수영복, 기준치를 6.7배 초과한 납이 검출된 선글라스, 최대 40배에 달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된 인조손톱 제품 등 어린이 장난감부터 생리대, 각종 화장품이나 샴푸, 세제, 윤활제, 우산이나 우의, LED 등기구, 소형변압기, 전기 찜질기, 각종 건축 자재 등 그야말로 생활 곳곳에 유해물질이 도사리고 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들

 

CMIT와 MIT 등 가습기 살균제 독성 물질이 들어있는 헤어스프레이를 장기간 사용하다 질병을 얻은 피해자도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가습기 살균제 사태 이후 회수 명령이 내려진 생활화학제품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터넷 등 일부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한빛원전 4호기는 격납고 철판이 부식되었다고 한다. 콘크리트는 138m 둘레에 깊이 18.7㎝ 구멍이 뚫린 채 20년간 가동이 되어 왔다고. 원전 내부 증기발생기에서는 가로세로 7㎜, 12㎜의 마모된 연철과 가로세로 7㎝, 10㎝의 망치가 발견되었다.

 

증기발생기 내 두께 1㎜밖에 안 되는 세관에 부딪혀 깨지게 되면 냉각수가 빠져나가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단 얘기다.

 

이처럼 각종 먹거리부터, 생활용품, 원전까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오는 뉴스에 국민의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이와 같은 문제,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로 인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 국민이 원하는 해결법은

 

지금껏 이처럼 논란이 커지면 결론은 늘 ‘기준치 이하라 괜찮다’, ‘너무 과민하게 생각해 공포를 조장하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국민들이 문제다’라는 식이었다.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 또한 식약처는 검출량이 많지 않아 장기간 섭취하더라고 인체에 해를 줄 정도의 독성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빵, 과자, 아이스크림, 마요네즈, 파스타와 같이 달걀이 들어간 식품도 많아 인체에 축적되는 양도 무시할 수 없을 텐데, 평생 매일 2~3개는 먹어도 괜찮으니 안심하라는 게 식약처가 나서서 할 소리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문제가 된 살충제 성분 검사는 사실상 올해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먹어왔는지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브랜드나 대다수 대형마트에서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실제 국민 상당수가 살충제 달걀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선 당연히 쉽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 아닐까?

 

 

 

다시 허점 드러낸 ‘잘못된 시스템’

 

살충제 달걀 주무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는 지난 14일 처음 살충제 달걀이 발견된 후부터 늑장 대처, 잘못된 수치와 통계 발표, 허술한 전수 검사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부적합 농장 수나 농장 명, 지역, 난각 표시 등은 물론, 대기업 유통업체의 달걀 브랜드명조차 잘못 표기해 발표하고, 친환경 인증제도에 대한 설명도 오락가락했다. 발표가 잘못된 사실조차 모른 채 취재진 지적을 받은 후에야 정정자료를 내는 등 문제를 드러냈다.

 

전수 조사 시에도 일부 성분이 빠진 채 진행되기도 하고, 농가 방문 없이 마을 회관으로 농장주가 모아준 달걀을 수거해 조사하는 등 부실 조사 논란도 있었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52곳 중 31곳이 친환경 농가, 50% 이상이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곳으로 드러나 관리 감독 체계와 인증제의 허점도 드러냈다.

 

친환경 인증제도가 민간으로 넘어가면서 인증이 남발되었고, 무엇보다 농피아의 문제가 한몫했다는 평이다.

 

퇴직 후 인증업체에 재취업한 농식품부 산하 공무원, 일명 농피아로 인해 모종의 유착 관계가 형성돼 감시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어린이날, 서울광장에서 옥시제품 불매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이현정

지난해 어린이날, 서울광장에서 옥시제품 불매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다른 환경오염 물질이나 원전 문제도 비슷한 양상이다.

 

회수 명령이 내려진 생활화학제품이 1년 넘게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환경부는 복잡한 유통 구조와 현행법상 통신판매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 근거가 없어 대응이 어렵다는 신세 한탄만 늘어놓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또한 축소 은폐하려 하였으며,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기술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이 사실을 알고도 재가동 허가를 내주는 등 은폐에 동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고 보니 세월호 참사 시 우왕좌왕하며 혼선을 빚던 해수부와 해피아가 떠오른다. 3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국가 시스템이 흐트러져 있음을, 우리 사회 구석구석 적폐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익’보다는 ‘사람’이 먼저다

 

물론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는 사육 환경이 근본적인 문제이긴 하다. 위아래 옆옆이 따닥따닥 붙어 움직일 수조차 없는 좁은 틀에 갇혀 대량 사육되는 케이지식 사육 방식.

 

이러한 공장식 사육 환경은 햇볕도 제대로 쬐지 못하고 모래 목욕도 할 수 없어 , 닭의 면역력도 떨어뜨리고, 진드기가 득실거리는 환경을 만들게 된 것이다. 스스로 치유할 힘이 없으니 당연히 점점 과도한 항생제와 살충제를 쓸 수밖에 없게 된 이유다.

 

우리 국민이 정부에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대책, 보다 철저한 관리와 감시 체계를 갖추고, 그동안의 적폐를 청산하는 일 아닐까?

 

그저 위기 모면식 말뿐인 대책이 아닌, 부서 간의 칸막이 없애고 마련한 제대로 된 대책, 곳곳에 포진해 있는 관피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심 어린 노력이 있어야 국민입장에서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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