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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맹주산(狗猛酒酸)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기사입력 2018-04-13 오전 8:40:06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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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名人]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구맹주산(狗猛酒酸)

 

[다음은 성명을 밝히지 않고 어느 독자가 보내온 기고문이다]

구맹주산(狗猛酒酸)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


한비자(韓非子)의 외저설((外儲說)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한비자는 중국 전국 시대의 책으로 한비(韓非) 등이 쓴 책으로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책이다.

춘추시대 송나라에 술을 파는 장사꾼이 있었다. 술 빚는 재주가 좋아 처음에는 인근에 많은 사람들이 술을 사러 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술을 사러오는 손님이 없어지면서 담가놓은 술이 제 때에 팔리지 않아 시어가는 일이 잦았다. 고민을 하다가 마을 어른을 찾아가서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물어 보았다.

노인이 장사꾼에게 묻기를 “자네, 집에 혹시 사나운 개가 있는가?”라고 하자 장사꾼이 대답하기를 “장사가 잘 되어 집에 돈이 많은 줄 알고 도둑들이 자주 집을 찾아오기에 아주 덩치가 크고 사나운 개를 어렵사리 구해 키우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노인이 대답하기를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술을 사오라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아이들이 술을 사러 오다가 무서운 개를 보면 겁이 나서 다른 집에 가서 술을 사간다네. 자네 개가 너무 사나워 술이 팔리지 않고 시어가는 이유라네”

 


이런 이야기가 바로 구맹주산이다. 한비자는 나라의 간신배를 사나운 개에 비유하여 설명한 것이다. 군주가 아무리 어질어도 군주가 신임하는 측근에 간신배들이 들끓고 있으면 어진 선비들은 하나둘 떠나 버린다는 것이다.

간신배를 역사 속의 전설이라고 말하면 안된다. 역사 속의 간신배는 차라리 단순하여 백성들 누가 보아도 간신배임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다만, 군주가 사람보는 안목이 부족하여 간신배임을 잠시 몰랐을 뿐이다.

한비는 이 이야기 후에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라에도 개가 있어, 도를 갖춘 선비가 법술을 품고 군주에게 밝히고자 해도 대신이 사나운 개가 되어 물어뜯는다면 이는 군주의 가림막이 되어 도를 갖춘 선비가 쓰임을 받지 못하는 까닭이 되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서 ‘구맹주산’이 유래하여 간신배가 있으면 선량한 선비들이 떠나게 되어 나라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그런데, 21세기형 간신배는 순진한 시민들 대다수는 알아차리기 어렵다. 자칭 똑똑한 리더일수록 자기가 지시하고 바라는 방향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성사시키는 간신배를 능력있는 일꾼이라고 칭찬을 늘어지게 한다. 그러면서 주요 보직에 앉히고 중용한다.

민주주의 국가는 법치주의 국가이다. 법치주의에서 가장 경멸하는 것이 리더(단체장)의 뜻에 따라 법과 규정절차를 무시하고 일을 성사시키는 것이다. 보수정권 몰락의 핵심원인이 바로 그런 통치행태에 대한 국민적 저항권에 기초한 반발이였다.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최고 통치권자의 뜻이라 해도 '되는 것은 되고,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 이 상식화된 사회여야 한다. 

 


왕조시대에는 군주가 일시적으로 간신배의 아첨에 혼미하다가도 어느 날 홀연히 깨닫고 충신들의 고언을 쫓아 간신배를 내치면 선비들은 다시 군주에게 돌아왔다.

그러나, 21세기에는 리더가 그런 사정을 나중에 알고 내치는 날이 와도 소용이 없다. 그 때는 이미 늦었다. 모든 현자들은 멀리 떠나버리고 다시는 그런 리더에게 가까이 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왕조시대에는 군주가 죽지 않는 한 군주의 그늘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돌아왔다. 그러나, 21세기는 시민들이 리더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다른 대체 인물을 선택해 버린다.

리더가 자기 주위의 측근들을 그런 사람들로 채우는 것 자체가 리더의 타고난 성품이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21세기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장점은 다수 시민들 기준에서 리더가 옳지 않다고 판단되면 투표로서 교체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직시 법률에 위반되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법절차에 따라 단죄하면 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정치적 사건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헌법 이념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반한 리더의 행위에 대하여 정치적 복수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은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그런 과정을 백년 이상 거쳐 왔다. 단죄가 계속되어야 앞으로 정권을 담당하는 정치인들에게 고도의 경각심을 심어 주게 된다. 통치자들이 저지른 범죄는 일반 시민들이 저지른 범죄와는 차원이 다르다. 윗물이 맑지 않고 아랫물이 맑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와 같다. 

 




 

편집인 이성현 (ds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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