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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류자의 '김매기'

기사입력 2018-06-21 오후 12:47: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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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기

 

                                         류 자

 

 

 

 

물 맑고 볕 좋은 땅 양평에

벌통 일부를 가져다 놓고

산골 밑에 노는 땅 몇 평을 얻었다

꿈으로 꾸던 농사가 현실이 된 순간

 

누가 그랬는가

고구마는 심어만 놓으면 된다고

주렁주렁 딸려올 고구마 생각에

아뿔사 좀 무리를 하였다

 

 

 

벌 보러 가는 길에 한두 번 쓱

들여다만 보면 될 것이라던 어리석음은

이랑을 넘어 웃자란 무성한 풀밭에

기가 턱 막힌 두 무릎을 꿇었다

 

하루 온종일 꿇어앉아 김을 매고

또 하루종일을 고스란히 바친다

야속하게 흐르는 시간 무심한 햇살

땅이 넓어 좋았던 순간은 이제 없다

 

얼마쯤 왔을까 말간 땅의 속살 같은

고랑에 잠시 발을 뻗어 놓고 듣는

산새소리 바람소리 닭의 울음소리

무념무상으로 지쳐가는 삭신을 깨운다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느냐

소치는 아이를 다그던 소리 귓전을 맴돌고

콩밭 매는 아낙네의 베적삼 흠뻑 젖는

노래 가사도 문득 살갑게 와닿는다

 

잠깐잠깐 즐기는 새참의 맛을 배우고

짓밟아도 뿌리는 잃지 않는 삶을 본다

별을 이고 돌아오는 길

노곤한 몸에 어제보다 맑은 마음 깃든다

  

 

 

 

그새~

쥔 없는 베란다에 등불처럼 핀 나리꽃 매혹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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