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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사서가 추천하는 책➏

‘아가씨와 밤’

기사입력 2020-03-26 오후 5:51: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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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추천하는 책

아가씨와 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해야 하는 요즘 학교 휴교령까지 겹쳐 긴긴 방학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무료한 시간에 쫀닥한 긴장감을 더한 재밌는 책이 없을까? 요즘 사람들은 무슨 책을 볼까 궁금하여 베스트셀러 도서목록을 찾아보았다. 그중에 기욤 뮈소의 최신작이 눈에 들어 왔다. <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의 책은 우리학교 도서관에도 제법 소장된 게 많다. <구해줘> <내일> <종이 여자> 등 대부분 베스트셀러로 재미를 보장하는 책이지만, 문제는 몰입감은 높은데 읽고 나면 허탈할 정도로 어이없었던 기억이 나서 처음엔 주저 했다. 하지만 어차피 재밌게 읽기를 목표로 했으니까 베스트셀러만 한 게 없다 싶어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아가씨와 밤>은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답게 첫 시작부터 확실히 달랐다. 이 책에 등장하는 1인칭 화자인 나는 살인에 가담한 범죄자였다. 이런 설정부터가 독자를 꽉 잡고 놔주지 않았다. 과연 주인공을 숨겨줘야 할지 고발해야할지 독자의 입장을 혼란스럽게 한다. 파리 한 마리도 못 죽일 것 같은 직업 작가가 살인에다 사체 유기라니, 어이없는 상황에 묘한 긴장감이 든다. 어쨌든 왜 살인을 하게 된 것인지 부터 알아야 할 것 같은 강박 때문에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어지는 팩트가 더 가관이다. 갈수록 폭로되는 25년 전의 현실은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와 이어지고,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그런데도 이 작자를 계속 감싸게 되는 묘한 동지의식을 느끼게 된다. 기욤 뮈소는 독자의 심리를 꿰뚫어 무릎 꿇리는 아주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 같다. 결국 모든 게 파헤쳐지면,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임을 깨닫게 된다. 판타지라고는 단 한 장면도 없다 그럼에도 이게 정말 실화냐?” 라고 되묻게 된다.

 

작가는 프랑스인이지만 주로 뉴욕에서 생활하다 고향으로 돌아왔으니 배경은 남부 프랑스, 주요 등장인물은 이탈리아인이다. 그나마 등장인물과 배경이 유럽이라서, 납득이 좀 된다. 시점은 고교 졸업후 25년이 지난 홈 커밍데이 전후로 해서 25년전 밤과 현재가 왔다 갔다 뒤섞여 있다. 하지만 전혀 혼란스럽진 않다. 고교 졸업후 25년이란 설정도 아주 친근하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대학 졸업후 25년이라야 납득될 상황이고, 등장인물의 연령대도 50대지만, 책의 배경이 유럽이다 보니, 주인공과 그의 고교 동창들은 40, 부모는 70, 친구의 자녀들은 10대여서, 등장하는 연령대조차 폭 넓다.

 

주인공이 25년만에 고교 홈커밍데이 행사에 굳이 참여한 이유는 모교가 체육관과 몇몇 건물을 허물고 최신식 건물을 짓게 되었기 때문이다. 초대장과 더불어 이 소식을 알게 된 주인공은 절망에 빠진다. 사실 살인은 우발적인 사건이었고 어쩔 수 없이 사체를 체육관 벽에 시멘트로 가둘 수밖에 없었다. 그 후 길고 긴 방황과 고통의 시간이 흘렀다. 그사이 첫사랑 빙카 땜에 벌어진 우발적 사건은 묻히고 화자인 나는 자의 반 타의 반 소설가로 성장한다. 하지만 체육관을 허물게 되면 그 당시 있었던 사체유기가 만천하에 알려질 게 뻔하다. 영원히 살인을 덮고 완전 범죄를 꿈꿔온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이 밝혀지는 게 두려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결국 올게 오고야만 것이다. 정면 돌파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할 때마다 새롭게 밝혀지는 사실들

 

마치 양파의 껍질을 벗기고 벗겨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허무하고 어이없지만 아무생각 없이 그저 재밌는 책에 푹 빠져들고 싶다면, <아가씨와 밤>을 추천 한다. 우리의 학창 시절을 회상하며 읽어도 좋고...고교시절의 썸씽’(?)도 생각나고, 아무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책에 몰입 할 수 있기에 이 책을 추천 한다

 

 

/ 김은희 (화원중학교 사서)

 

 

▲ 화원중학교 김은희 사서
p.s. '
사서가 추천하는 인생 책'이라고 하다보니 책 선택 범위가 제한적이라이번 회부터는 꼭지명을 바꿉니다 - 사서가 추천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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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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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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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생
    2020-03-30 오전 10:46:08
    우연히 읽고 급기욤유소 찾아봄 탱큐~ 이제 가요
  • 피노키오
    2020-03-30 오전 10:31:28
    사서님 수고 하세요 글 잘 읽었어요 책을 안 읽어서 부크럽내여~
  • 책이좋아
    2020-03-30 오전 10:20:13
    잘 읽고 갑니다~ 이 책을 얽고 싶어져요
  • 봄처녀
    2020-03-30 오전 9:45:28
    사서님 글 읽다보면 어릴적 책읽고 독후감 쓰던 추억이 돋아나요ㆍㆍ아마 독후감 경시대회서 매번 대상 타셨을듯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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