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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시대를 초월한 “봄의 노래”

봄은 새로운 시작,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기사입력 2020-04-19 오전 8:29:0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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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시대를 초월한 “봄의 노래”
봄은 새로운 시작,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를

 

2020년 경자년의 봄은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행사와 축제 등이 멈춰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우주의 순환은 일순간도 쉼이 없어 때가 되면 반드시 그 계절이 찾아온다. 봄은 생명을 싹틔우며 시작을 의미한다. 옛 선인들은 봄의 애락(哀樂)을 한시(漢詩)를 통해 노래했다. 한시는 시대를 초월하여 정서(情緖)나 사상이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다. 특히 유용한 가르침과 깨달음이 담겨있다. 4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이 지나고 나면 코로나19”가 사라짐은 물론 깨끗하고 정의로운 세상이 열리기를 기원하면서 봄에 관한 한시 몇 수를 소개한다.

 

 

 

 

1. 맹호연(孟浩然, 689~ 740)춘효(春曉, 봄철의 새벽)”

 

당나라 사람으로 이름이 호()이고, 자가 호연(浩然)이다. 봄날에 느끼는 자연의 섭리에 대한 애절함을 노래했다. 시인은 봄잠에 취해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새소리에 깨어난다. 그는 잠결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문득 어젯밤에 비바람 쳤던 것을 떠올리고, 그 비바람에 떨어져버린 꽃잎을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春眠不覺曉(춘면불각효) 봄잠에 취해 날이 밝는 줄도 몰랐는데,

處處聞啼鳥(처처문제조) 여기저기서 새 우는 소리 들리네.

夜來風雨聲(야래풍우성) 지난 밤 사이에 비바람 소리 들렸으니,

花落知多少(화락지다소) 얼마나 많은 꽃잎이 떨어졌을까

 

2. 최치원(崔致遠.857~?)춘효우서(春曉偶書 , 봄철 새벽에 우연히 쓰다)”

 

우리나라 철학의 원조이다. 통일신라 말기의 학자문장가 . 자는 고운(孤雲)해운(海雲). 12세에 중국 당나라에 유학하여 과거에 급제하고 황소의 난이 일어나자 격문(檄文)을 써서 이름을 높였다. 합천 가야산에서 입산시를 남기고 신선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叵耐東流水不回(파내동류수불회) 끝내 물은 동쪽으로 흘러가 돌아오지 않고

只催詩景惱人來(지최시경뇌인래) 시심 돋우는 경치만 사람을 괴롭히네含情朝雨細復細(함정조우세부세) 정을 머금은 아침 비는 가늘디 가늘고弄艶好花開未開(농염호화개미개) 요염한 고운 꽃은 필 듯 말 듯 하는구나

亂世風光無主者(난세풍광무주자) 어지러운 세상 경치는 보아 줄 주인이 없고

浮生名利轉悠哉(부생명리전유재) 덧없는 인생에게 명리는 한결 아득하도다

思量可恨劉伶婦(사량가한유령부) 아무리 생각해도 유령의 아내 원망스럽네

强勸夫郞疎酒盃(강권부랑소주배) 억지로 남편에게 술잔을 멀리 하게 하다니

 

3. 서거정(徐居正. 1420-1488)춘일(春日. 봄날)”

 

조선 전기의 문신이다. 봄을 맞이하여 봄날 자연의 정경과, 그에 따라 일어나는 시름과 감흥의 교차함을 읊었다. 서거정의 작품중에 합천동헌(陜川東軒)”이란 시가 있다. 이 시의 마지막 구절에 澄心樓上更先登(징심루 위를 내가 다시 먼저 올랐네)”라는 표현이 있는데 합천동헌은 어디이며 징심루의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

 

金入垂楊玉謝梅(금입수양옥사매) 매화가 지자 황금 꾀꼬리 수양버들에 날고

小池新水碧於苔 (소지신수벽어태) 작은 연못의 물빛은 이끼보다 푸르다

春愁春興誰深淺 (춘수춘흥수심천) 봄 시름과 봄 흥취중 어느 편이 더 클까

燕子不來花未開 (연자불래화미개)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아직 안피었는데

 

 

4. 주희(朱熹.1130-1200)춘일(春日, 봄날)”

 

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요 대학자이다. 주자학을 정립했다. 주희의 자는 원회(元晦), 중회(仲晦), 호는 회암(晦庵), 회옹(晦翁), 운곡산인(雲谷山人) 등이다.

 

勝日尋芳泗水濱(승일심방사수빈) 날씨 좋아 꽃을 찾아 사수가에 오니

無邊光景一時新(무변광경일시신) 끝없는 봄 풍경이 일시에 새롭네.

等閒識得東風面(등한식득동풍면) 무심코 봄바람 얼굴에 느끼니

萬紫千紅總是春(만자천홍총시춘) 울긋불긋 수많은 꽃들 모두가 봄이로다

 

 

5. 소식(蘇軾. 1036-1101)의  "춘야(春夜. 봄철의 밤)"

 

소동파로 불리는 중국 북송(北宋)의 문신이다. 자는 자첨(子瞻)화중(和仲), 호는 동파(東坡). 아버지 소순(蘇洵), 동생 소철(蘇轍)과 함께 3(三蘇)라 불리며 모두 당송 8대가이다. 특히 구양수(歐陽修)와 비교되는 대 문호로서 유명한 적벽부(赤壁賦)”를 지었다.

 

春宵一刻値千金춘소일각치천금봄날의 밤은 한순간이 천금 같은데

花有清香月有陰화유청향월유음꽃은 맑은 향기를 풍기고 달빛은 어스름하네

歌管樓臺聲細細가관루대성세세누대에선 노래와 피리소리 가늘게 들려오고

鞦韆院落夜沈沈추천원낙야침침그네만 남은 정원에 밤은 점점 깊어만 간다.

 

6. 정몽주(鄭夢周.1337 ~ 1392)춘흥(春興. 봄날의 흥취)”

 

고려말의 충신이며 대학자이다. 영일(옛 연일) 정씨이다. 호는 포은(圃隱) 시호 문충(文忠). 지금의 경북 영천(永川)에서 태어났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그의 아들 방원(조선 태종)과 관계를 표현한 단심가(丹心歌)” 는 매우 유명하다.

 

春雨細不滴(춘우세부적) 봄비 가늘어 방울지지 않더니

夜中微有聲(야중미유성) 밤이 되니 작은 소리 들리네

雪盡南溪漲(설진남계창) 눈 녹아 남쪽 시냇물이 불어나니

草芽多小生(초아다소생) 풀 싹은 얼마나 돋아 났을까

 

7. 허난설헌(許蘭雪軒.1563 ~ 1589) 춘우(春雨.봄비)”

 

허난설헌은 조선중기 문신으로 동인의 영수가 된 허엽의 딸로 태어났다. 양천 허씨이며 어렸을 때 이름은 초희였다. 이 시는 님을 기다리다 봄날을 보내는 여인의 쓸쓸함과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다.

 

 春雨暗西池(춘우암서지봄비는 서쪽 연못에 소리 없이 내리고 

 輕寒襲羅幕(경한습라막비단휘장안으로 스며드는 가벼운 찬바람

 愁倚小屛風(수의소병풍시름에 겨워 작은 병풍에 몸을 기대니

 墻頭杏花落(장두행화락담장위에 어느새 살구꽃만 지는구나  

 

8. “탐춘(探春, 봄을 찾아서)”

 

. 송나라 때 대익(戴益)이 지었다고 하는 탐춘(探春)

 

終日尋春不見春(종일심춘불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아도 봄은 보이지 않고

杖藜踏破幾重雲(장려답파기중운) 지팡이 짚고 멀리 구름덮힌 곳까지 몇번이나 헤맸네.

歸來試把梅梢看(귀래시파매초간) 돌아와 매화가지 끝을 잡고 보았더니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은 이미 매화가지 끝에 성큼 와 있었네.

 

. 당나라 때 모 비구니의 悟道詩(오도시)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하루종일 봄을 찾아도 봄은 보이지 않고

芒鞋踏遍壟頭雲(망혜답편롱두운) 짚신 닳도록  언덕 위 구름만 밟고 다녔네

歸來笑拈梅花嗅(귀래소염매화후) 돌아와 뜰안의 웃고 있는 매화향기 맡으니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봄은 이미 매화가지 끝에 성큼 와 있었네

 

9. 이백(李白. 701 ~ 762) 춘일취기언지(春日醉起言志.봄날 취해 자다가 일어나 내 뜻을 읊다)”

 

중국 성당시대의 사람으로 두보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자는 태백(太白). 호 청련거사(靑蓮居士). 시선(詩仙)으로 불린다.

 

處世若大夢(처세약대몽) 세상에 살아감이 꿈과 같거니,

胡爲勞其生(호위노기생) 어째서 삶을 고생스럽게 사는가.

所以終日醉(소이종일취) 그러기에 하루 종일 취하여

頹然臥前楹(퇴연와전영) 앞 기둥에 쓰러져 누웠노라

覺來盻庭前(각래혜정전) 깨어나 뜰 앞을 흘깃 보니

一鳥花間鳴(일조화간명) 새 한 마리 꽃 속에서 울고 있구나.

借問此何時(차문차하시) 묻노니 지금이 어느 계절인고,

春風語流鶯(춘풍어유앵) 봄바람에 번져 가는 꾀꼬리 우는 소리라 하네 感之欲歎息(감지욕탄식) 봄 정취에 느끼어 탄식하려 하매,

對酒還自傾(대주환자경) 다시 술 마시니 술 단지 비어 절로 기우는구나

浩歌待明月(호가대명월) 큰 소리로 노래하며 달을 기다리노니

曲盡已忘情(곡진이망정) 그 노래 가락 끝나자 온갖 정을 잊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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