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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손기서  전 강서양천교육장

386 컴퓨터와 CD롬, 교실 혁신의 첫 불꽃이 되다!

기사입력 2026-04-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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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기고] 손기서  전 강서양천교육장

386 컴퓨터와 CD, 교실 혁신의 첫 불꽃이 되다!

 

 

필자가 경력 5년 차였던 1993, 세상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거대한 변곡점에 서 있었습니다. 386 컴퓨터가 학교에 보급되고 한글과컴퓨터로 문서 작성을 시작하던 그 시절, 저는 난우중학교에서 방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아침 생활 영어 방송은 EBS 비디오테이프를 틀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늘 똑같은 화면과 화질의 한계에 아쉬움을 느끼던 중, CD롬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 선명한 CD 영상을 비디오테이프 대신 TV로 바로 송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이 제 교직인생과 대한민국 교육 현장을 바꿀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3월 초, 방송부 연간 계획 보고를 위해 찾은 교장실에서 고() 정귀주 교장 선생님께 이 아이디어를 말씀드렸습니다. 제 제안을 들은 교장 선생님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제 손을 꽉 잡으시며 "손 선생님,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어요!"라며 아이처럼 기뻐하셨습니다. 젊은 교사의 엉뚱할 법한 상상을 단번에 미래로 읽어내신 것입니다.

 

그로부터 몇 달 뒤인 7교장 선생님께서는 "손 선생님, 됐어!"라는 짧고 굵은 한마디를 건네셨습니다.

 

교육청을 설득해 당시로서는 거금인 3,000만 원의 특별 예산을 확보해 오신 것이었습니다. 기술적 한계를 걱정하는 제게 교장 선생님은 다시 한번 용기를 주셨고, 저는 세운상가의 컴퓨터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며 해결책을 찾아 나섰습니다.

 

마침내 그해 11, 컴퓨터의 디지털 신호를 TV의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장치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시연회 당일, () 권석주 동작교육장님을 비롯한 여러 교장 선생님 앞에서 컴퓨터 화면이 TV화면으로 송출되던 그 순간, 장내에 퍼진 경탄의 목소리를 잊을 수 없습니다. 이 작은 성공은 이후 국가적 교단 선진화 사업의 초석이 되어 전국 학교로 퍼져 나갔습니다. 교실 수업 혁신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함께 교직 5년 차에 교육부 장관상을 받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1993, CD 한 장에 담았던 그 설렘은 2019년 국내 최초 인공지능(AI) 교육 선언으로 이어졌습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술의 이름은 바뀌었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한 변화를 멈추지 않고 도전하는 것,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보람찬 여정입니다.

강서뉴스 (shinnakhyu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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