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고] 시대의 반대를 뚫고 미래를 연 교육혁신
“현장에서 답을 찾은 교육 구원투수론”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는 거대한 위기와 대전환의 기로에 설 때마다 새로운 변곡점을 맞이했다. 1990년대 정보화의 거센 파고, 2019년 인공지능(AI)의 태동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난까지. 이 결정적 순간마다 탁월한 상상력과 저돌적인 실천력으로 현장의 답을 찾아낸 대표적인 혁신 사례들이 있다.
1. 90년대 아날로그 교실을 깨운 '교단 선진화'의 주역
1993년, 대한민국의 교실은 칠판과 분필이 전부였던 철저한 아날로그 공간이었다. 당시 교직 5년 차였던 한 평교사는 세운상가를 발로 뛰며 국내 최초로 '디지털-아날로그 신호 변환 장치'를 개발해냈다. 컴퓨터 화면을 교실 대형 TV로 송출하는 이 작은 발명은 대한민국 교육정보화 표준 모델의 모태가 되었고, 국가적 '교단 선진화 사업'을 촉발하는 위대한 신호탄이 되었다.
2. 세계를 뒤흔든 발명 축제, 국내 최초 ‘창의력올림피아드’의 신화
1997년, 대한민국 교육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아이들의 잠재된 창의력을 폭발시킬 무대를 만들기 위해 국내 최초로 ‘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OM)’를 기획했다. 크레파스로 밤새워 그리던 세계로의 이정표는 2000년 특허청과 삼성전자의 파격적인 후원에 힘입어 ‘대한민국학생창의력올림피아드’로 대폭 확대되었다. 이는 수많은 융합 인재를 배출하며 시대를 초월한 대한민국 창의 교육의 불멸의 표준이 되었다.
3. 고독한 외침에서 국가 정책이 된 '최초의 인공지능(AI) 교육 선언'
2019년 12월, 교육계는 또 한 번 시대를 앞서나갔다. 안팎에서 "시기상조다", "기술 만능주의다"라는 거센 비난과 냉담한 반대에 직면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최초의 '인공지능(AI) 융합 교육 공동선언'을 주도했다. 당시의 고독했던 선언은 오늘날 대한민국 국가 교육과정의 디지털 대전환과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이끈 위대한 정책적 씨앗이 되었다.
4. 코로나19 암흑기, 학교의 문을 다시 연 '홀짝 등교제'의 기적
2020년, 감염병의 공포로 전국의 학교가 멈춰 섰을 때 현장은 다시 한번 구원투수의 아이디어에 주목했다. 차량 홀짝제에서 착안한 '홀짝 등교제'를 최초로 제안하여, 방역과 학습권 보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아이디어는 서울을 넘어 교육부 공식 발표를 통해 전국의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교할 수 있는 'K-방역 교육'의 세계적 표준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5. 미래 역량을 길러내는 교육 브랜드 '국·토·인·생'의 완성
이러한 혁신 DNA는 서울강서양천교육지원청의 '국·토·인·생(국제공동수업·토론교육·AI디지털·생태전환)'이라는 미래 교육 브랜드로 완성되었다. 1997년의 창의력올림피아드 기획 역량과 2019년 선언했던 AI 교육 철학을 '인(인공지능)'이라는 핵심 가치로 녹여냈으며, 관내 146개 학교 현장을 250회 이상 직접 발로 뛰며 4,000명이 넘는 교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냈다.
현장 중심의 실천적 혁신, 미래를 밝히는 등불로
이 교육 혁신의 여정은 단순한 행정의 기록이 아니다. 시대의 반대와 위기의 순간마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기술과 인간을 연결해 온 '실천적 교육 혁신'의 생생한 역사다. 공직을 마친 후에도 '뉴-국토인생(시즌2)'을 통해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정책 제안의 행보는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여전히 밝혀주고 있다.
손기서 (전 서울강서양천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