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뉴스 칼럼] ‘열심히 살수록 왜 더 지칠까’
“번아웃을 예방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월요일 아침 알람이 울린다. 눈은 떴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주말 내내 쉬었는데도 피곤하고, 출근 준비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한숨이 나온다. 회사에 도착해 업무를 시작하면 집중은 잘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난다.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만 바라보다 하루가 끝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나는 이렇게 의욕이 없을까?”, “다른 사람들은 다 버티는데 왜 나만 힘든 걸까?”라며 스스로를 몰아세운다. 그러나 실제로는 당신이 나약해서가 아니다. 지금 지쳐 있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뇌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인은 하루 종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며 살아간다. 업무 보고서, 이메일, 메신저, 회의, 성과 압박, 인간관계 갈등까지 우리의 뇌는 쉬지 않고 작동한다. 문제는 뇌가 원래 이렇게 많은 자극을 장기간 처리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뇌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교감신경은 집중력과 각성 수준을 높이고 신체를 긴장 상태로 만들어 위기 상황에 대응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우리는 중요한 발표를 하거나 업무 마감이 임박했을 때 평소보다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긴장 상태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 몇 달, 몇 년씩 지속될 때 발생한다. 회복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면 뇌는 끊임없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결국 감정을 조절하고 계획을 세우는 전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고, 스트레스 반응을 담당하는 편도체는 과활성화된다. 그 결과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집중력은 떨어지며, 사소한 문제도 크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번아웃의 시작이다.
번아웃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대부분은 이미 여러 차례 신호를 보낸다. 예전보다 쉽게 짜증이 나고, 사람을 만나는 것이 귀찮아진다. 업무에 대한 의욕이 줄어들고, 주말 동안 쉬어도 회복되지 않는다.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기 싫고, 좋아하던 취미도 재미없게 느껴진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신호를 단순한 피로나 의욕 부족으로 생각하며 무시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더 이상 못 하겠다”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그렇다면 번아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 자신의 에너지 패턴을 이해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같은 시간에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오전에 가장 효율적이고, 어떤 사람은 오후에 집중력이 높아진다. 따라서 자신이 언제 가장 집중이 잘 되는지, 어떤 업무가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기록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기록은 뇌의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감정을 억누르지 말고 표현해야 한다.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 한다. 하지만 감정은 억압할수록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축적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준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감정일기나 메모를 통해 오늘 힘들었던 일과 감정을 적어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셋째, 의도적으로 회복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많은 직장인들은 쉬는 시간에도 업무 생각을 한다. 점심시간에는 메신저를 확인하고, 퇴근 후에도 회사 연락을 받는다. 그러나 뇌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업무 모드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점심시간에 잠시 산책을 하거나,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뇌는 회복의 기회를 얻는다.
넷째, 멀티태스킹을 줄여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러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뇌는 실제로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한다. 작업을 빠르게 전환할 뿐이며, 이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따라서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과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섯째,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뇌는 예측 가능한 환경을 좋아한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운동하는 습관은 뇌의 에너지 소모를 줄여준다. 하루 20~30분 정도의 걷기 운동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은 감소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균형은 회복된다.
많은 사람들이 번아웃 상태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 한다. 물론 환경 자체가 문제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직장을 바꿔도 비슷한 문제를 반복 경험한다. 그 이유는 외부 환경만이 아니라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내부 시스템도 함께 회복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살아갈 수 없고, 인간관계를 완전히 피하며 살아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결국 회사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은 더 많은 일을 하는 능력이 아니다. 지치지 않고 오래 갈 수 있는 힘,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거창한 방법이 아니라 규칙적인 생활, 적절한 휴식, 건강한 관계, 그리고 자신을 돌보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
오늘도 출근이 버겁게 느껴진다면 스스로에게 한 번 물어보자. “정말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내 뇌가 쉬고 싶은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번아웃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칼럼 : 큰사랑심리상담센터 정지윤 박사